글로벌 사이버 대학교,새 정부에게 바란다.(회고 글)
공병영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
윤 당선인은 대선 당시 0.73%라는 초박빙으로 신승한데다 새 정부 초기 지지율이 70%가 넘던 것에 반해 현재 55%밖에 되지 않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집무실 이전과 정부조직개편 관련 논란이 끊임이 없다.
그러나 다행이도 집무실 이전 관련 일부예산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였고, 정부조직개편도 정부출범 후에 본격 논의하기로 한 것은 불행중 다행이다.
세계적인 행정학자인 Kingdon은 정책의 창이란 이론을 통해 어떤 사안들이 정책의제의 지위에 오르며 성공적인 정책변동이 이뤄지는지에 대한 분석적인 틀을 제공하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분석틀을 활용하여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집권 초기에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했다.
즉, 성공적인 정책이 이루어지려면 우선 충분한 대안 논의 후 정책의 창이 열리기를 기다려 정권초기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시기가 인수위과정과 정권초기 6개월 이내인데, 대체적으로 준비소홀 및 정쟁 등으로 허송세월을 하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정권은 정권출범 후 5개월 내에 심각한 진통이 발생했다.
이명박 정부는 광우병 파동 대처에, 박근혜 정부는 취임초기 인선 실패와 윤창중 등의 파동에 대한 대처가 미흡했고 세월호 사건 처리실패로 집권 내내 어려움에 봉착했다.
그러나 대응 여하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위기관리 전문가로 구성하여 초동단계부터 체계적인 대응이 요망된다.
새 정부는 여소야대 상황 하에서 출발한다. 이 상황에서의 대처방안은 전반기 2년은 우선 ‘버티기 전략’이 중요하다. 2년 후 총선에 승리한다면, 후반기에는 과감한 혁신조치가 가능하다. 전반기 2년 여소야대 상황 하에서는 일을 크게 벌이기보다 겸손하게 그동안 잘못된 공정과 상식을 바르게 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갈등소지가 있거나 민감한 사안은 가능한 한 중장기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 이번 인수위의 역할은 담대한 국정과제 도출 보다는 그동안의 비정상적인 국정을 정상으로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
타협과 소통이 중요하다.
다만, 의도적으로 국정의 정상화를 방해하거나 핵심현안사항에 있어 위법, 불법시에는 그 부분에 집중하여 과감하게 조치해야 한다. 어쨌든 이번 정부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위기관리정부라 할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이라 최소한 향후 2년간은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2년 후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임기 후반기에 혁신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결국은 위기관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특히, 취임초기 위기관리가 중요하므로 위기상황을 진단하고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위기대응팀 구성 운영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시기가 인수위 두 달과 정권초기 여섯 달인데, 이러한 위기상황 하에서 얼마나 지혜롭게 대처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 정부는 하늘이 내린 권력을 누리려고 하지 말고 베풀어야 한다. 이순신 장군처럼 선공후사, 멸사봉공 정신으로 무장된 인물을 발굴하여 국민이 감동하는 정치,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큰 역사의 흐름에서 이번 정권 5년은 별 것 아니다. 역사의 한 시점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마치 중간계투가 팀의 위기상황 속에서 마운드로 올라와 팀원과의 소통으로 묵묵하게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 정부도 중간계투와 같이 끈질기게 버티다 보면, 결국 국가와 국민을 위한 승리의 길로 이끌 수 있지 않을까 말이다.